반년만에 가보니 하나도 변한 게 없었다. 아니 큰 변화가 있다면 수강생이 엄-청 많아졌다는 것. 다음주 예약이 힘들 정도로 스케쥴이 꽉 차 있다고 직원이 그러던데 오늘 온라인으로 확인해보니 정말 그렇다. 게다가 이달 내내 저녁시간은 예약이 힘들다.

새삼 사람들의 열의가 무섭게 느껴지고 불안하기까지 했다. 그리고 다시 찾아온 좋은 기회지만 들여야할 노력과 자원의 양이 내 생활을 크게 바꿔놓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다. 또 이 험난한 길 끝에 허무함만이 남지 않을지, 잘못된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닐지 끊임없는 고뇌 속으로 빨려들어간다.

어제는 가뜩이나 피곤한 몸에 그런 정신적 부담까지 더해져서 멘탈이 바닥을 기었다. 공부까지 안 돼서 정줄을 놓았지.

처음 만난 강사에게 어색함을 지우려고 이런 말을 했다.

“나를 포함한 일본과 한국 문화권의 많은 사람들은 경쟁에 뒤쳐지는 것이 두려워서 여기에 와 있어요. 설령 앞으로 살아가면서 여기서 배운 것을 한 번도 써먹을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말이죠.”

어떻게든 거기서 당위과 즐거움을 찾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고 생각한다.

삶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덜하고 단순한 기쁨을 추구하는 인생은 운좋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걸까.